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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도 짧은 일주일을 보내고 어느새 토요일 저녁이로군요. 영화 큐브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정확한 정체를 알지 못하는 거대한 큐브의 집합, 나가는 길은 오직 하나지만 계속 변하고 있지요. 자칫 제대로 된 길에 들어서면 함정을 건드리게 됩니다. 큐브에 갖힌 사람들은 미국과 상하이, 홍콩 그리고 광저우에 흩어져 일주일 동안 열심히 출구를 찾았습니다. 월요일이 되면 다시 큐브 속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아직도 금요일인 미국에 모든 것을 던져놓고 토/일은 아무 생각없이 쉴 생각입니다.
일주일 내내 훠궈(hot pot)가 먹고 싶었습니다. 냄새만 맡아도 기침이 나는 매운 홍탕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숭숭 난 떵터푸(얼린 두부)를 잔뜩 넣고 떵터푸가 매운 국물을 흠뻑 빨아드릴 때까지 기다리는 거죠. 노골노골해진 떵터푸를 꺼내 접시로 옮기고 한입 깨물면, 입안에 마치 화재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뜨겁고 매운 떵터푸를 깨물어 흘러나오는 육즙을 마시다 자칫 숨을 잘못 쉬어서 사래가 들리면 정말로 난감한 상황이 되기도 하지요. 얼얼한 입안은 차가운 칭다오 드래프트로 씻어 내려야 합니다 . 맥주를 주문할 때 반드시 "헌삥더 칭따오 - 아주 차가운 칭따오"를 강조해야죠. 그럼에도 어제처럼 정말로 차가운 칭다오가 나오는 날은 로또에 당첨된 기분입니다. 상하이에선 보통은 시원해지려다만 맥주가 나오는게 보통이거든요. 훠궈와 떵터푸를 모두 먹고 나면 테이블엔 코끼리가 그린 것 같은 예술 작품도 남지요. 남들은 지저분하다고 할테지만. 부푼 배를 어루만지며 하얀 테이블보를 온통 얼룩지게 만든 붉은 기름을 뜨거운 매운 기름을 정신없이 먹느라 혼미해진 정신으로 보면 흐뭇합니다. 훠궈에는 다양한 고기, 채소, 생선, 완자를 넣어서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훠궈의 하이라이트는 떵터푸.... 나머지는 그저 거들 뿐이지요. 음식 하나로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릴 수 있다는 것도 멋지구요. 매운 훠궈를 먹고 난 다음날은 어김없이 작은 출산의 고통을 맛보게 되긴 하지만...... 그 와중에도 다음에 언제 찾아갈까 궁리하게 됩니다. 매운 훠궈가 처음 시작된 사천에선 과거에 국물에 양귀비씨를 섞었었다는데요. 지금도 사용하나 봅니다. 훠궈의 중독성은 너무나 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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