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괴담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삼 년 전 이맘 때 일입니다. 저는 상하이발 베이징행 차이나 에어라인을 타고 있었습니다. 저녁 7시에 출발, 9시경 도착 예정이었던 그 항공기는 출발 예정 시간이 꽤 지났지만 아무런 안내없이 상하이 홍차오 공항에서 조용히 날개를 쉬고 있었지요. 그 때 갑자기 승무원들이 저녁 식사를 서빙하기 시작하더군요. 비행기가 출발도 하지 않았는데 왠 식사 서빙? 하는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기내 방송이 울려퍼졌습니다. 베이징 상공의 기상 악화로 출발이 지연되고 있으며, 출발 예정 시각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상하이 공항에서 저녁도 먹고,  기내 TV 방송을 거의 외울 수 있도록 세번이나 재방송이 반복된 밤12시 경에야 비행기는 출발했습니다. 베이징에 떨어진 시간은 새벽 두시경.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끌고 한 시간이나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하니 또다시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합니다. 호텔 예약 기록이 없고, 예약이 가득 차서 방을 줄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자리에서 쓰러져버릴 것같은 몸을 간신히 추스려 근처 호텔을 간신히 찾아 쓰러진 시각은 새벽 네시. 아침에 예정된 미팅에 제시간에 가려면 세시간 남짓 눈을 붙일 수 있겠죠.

따르릉......

잠이 들자마자 깬 것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세시간의 단 잠은 피로를 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며 모닝콜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전화에서는 모닝콜임을 알리는 기계 녹음도, 호텔 종업원의 목소리도 아닌 흐느끼는 듯, 소름끼치는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잠이 화들짝 깨며 침대 옆에 놓인 시계를 들여다 보았습니다. 새벽 다섯시. 모닝콜이 걸려올 시간은 아닙니다. 예약 취소로 인해 호텔이 바뀌어 버린 지금 제가 이 곳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새벽에 전화를 걸어온 이 기괴한 목소리의 여인은 과연?

정신을 가다듬으며 "헬로, 여보세요"했습니다. 그러자 여인의 흐느끼는 듯 끈적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옵니다. 그녀는 한 마디를 계속해서 반복해서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귀신의 목소리? 혹시 죽어가는 여인의 마지막 다잉 메시지? 그러다 마침내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달음이 왔습니다.





"마...사~~아....지...... 마...사~~~아.....지................ 마사....아....................지...."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된 저는 그녀의 목소리를 최대한 흉내내서 대답을 한 후 전화를 끊었습니다.

"노 땡~~~~~~~~~~큐....우..... 노........땡큐........우.......... 노땡큐...........................우"


중국 호텔에 있다 보면 그렇게 마사지 받으라는 전화를 종종 받을 수 있다더군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새벽 다섯시는 좀 심한거 아닌가요? 게다가 그 귀신 목소리를 듣고 과연 누가? -.-;
by 루스 | 2006/05/23 17:34 | 여행 | 트랙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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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이오공감의 흔적 at 2006/05/24 11:57

제목 : 2006년 5월 24일 이오공감
무엇을 나누고 계십니까?  by marlowe한동안 다크 서클이 고민이라 어머니 아이크림을 썼습니다. 요즘은 아이크림이 떨어져서 얻어온 견본품을 각자 사용하고 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예전에는 꽤 많은...맥주 VS 발포주  by something맥주의 정의 맥주는 보리즙을 발효시킨 술. 원료로는 맥아, 호프, 효모, 물이 사용되는데 일본의 주세법에서는 이 이외에 '전분' 의 사용도 허가함...팔 다리 왁싱하셨어요? 나의 필수품 제모기  by NINA 봄은 가버리고 끈적끈적 더운 여름의 시작, 바야흐로 제모의 ......more

Commented by hannah at 2006/05/23 19:08
푸하하하하!!!! 그렇게 졸린 와중에서도 그렇게 답을 하실 수 있으시다니용~~ ^^
Commented by Charlie at 2006/05/23 23:20
..사실은 그게 마사지 받으라는 이야기가 아니었다던가.................. 후후후후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6/05/23 23:54
그 마사지가 그 마사지가 아니고 바로 그 마사지였다면? 중국에는 좀 강도가 높은 마사지가 있다더군요... 마사지를 하고 나면 특별 마사지가 있고 마사지를 하는데 그 마사지가 그냥 마사지가 아니고 마사지라기보다는.....
Commented by 가즈파쵸 at 2006/05/24 12:11
푸하하하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아..눈물나와.
Commented by 혜영양 at 2006/05/24 12:22
아하하하~!! 마사지...마사지... -_-
Commented by 미스트리스9 at 2006/05/24 16:10
이오공감 보고 왔습니다 푸하하 웃겨라 ㅠ_ㅠ
Commented by 에스트로제닉 at 2006/05/24 18:05
Charlie / 저도 문득 그 생각을 ^^ (구조요청이었는데..노땡큐를 하신건 아닌지;;)
Commented by 펠로메이지 at 2006/05/24 20:22
이오공감 보고 왔습니다.
답변에 상당한 내공이 느껴집니다...-_-)=b
Commented by 에치쓰 at 2006/05/24 23:09
아... 물마시다 뿜엇습니다...
굉장한 포스였습니다 b
Commented by 선아 at 2006/05/25 01:57
이오타고 왔습니다 ㅋ 넘 웃겨요 ㅋㅋ
Commented by studio6 at 2006/05/25 03:57
웃게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이오공감되신 것도 축하!
Commented by 루스 at 2006/05/25 20:03
hannah/ 어떤 상황에서도 친절(?)하게.... ^^;

Charlie/ 호... 혹시 마사지 해달라는 얘기였을까요?

기불이/ 그 마사지가 그 마사지가 아니고 그 마사지였다면..... 오오... 조심하는게 상책... -.-;;

가즈파효, 혜영양, 미스트리스9/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줍*

에스트로제닉/ 뭐 별로 그랬을 가능성은 없을 것 같네요. ㅋㅋ

펠로메이지, 에치스, 선아, studio6/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종 놀러오셔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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